갈 길 바쁜 전자랜드와 KT가 간판 슈터의 부상으로 빨간 불이 켜졌다.
프로농구 전자랜드는 21일 현재 26승17패로 3위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모비스(31승13패)와의 간격이 4.5경기 차가 나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2위 탈환에 희망을 걸고 있고, 23일 인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그러나 주포 문태종(38ㆍ198㎝)이 21일 KT전에서 발목을 다쳐 3위 수성이 더 큰 과제로 떠올랐다.
문태종은 비록 나이가 많지만 중요할 때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다. 올 시즌을 마치면 '3년을 뛰면 다른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는 혼혈 선수 규정을 적용 받는다. 따라서 전자랜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했던 문태종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점을 넣어 국내 선수 부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졸지에 주득점원을 잃은 전자랜드는 앞으로 험난한 행보가 불가피하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22일 "발목이 심하게 돌아갔다"며 "트레이너 소견으로 2~3주 결장이 나왔지만 병원 진단 결과 한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문태종의 나이가 있는 만큼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다음달 22일부터 시작하는 6강 플레이오프 출전이 힘들 수도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문태종이 없으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기존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잘 뛰어준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6강 진출 마지노선인 공동 6위에 자리한 KT(18승26패) 역시 에이스 부재로 시름을 앓고 있다. 슈터 조성민(30ㆍ189㎝)은 21일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웬만하면 아픈 걸 참고 뛰는 조성민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도저히 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전 감독으로서는 답답할 노릇이었다. 안 그래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경기가 안 풀리는데다 일부러 6강에 떨어지려고 태업한다는 의혹까지 받는 상황에서 에이스가 뛰지 않는다면 논란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은 올 시즌 평균 30분11초를 뛰며 13.3점을 올리고 있고, KT는 9위 동부(17승27패)와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해 시즌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