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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에 파멸된 한 여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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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에 파멸된 한 여인의 운명

입력
2013.02.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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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선택'(EBS 밤 11시)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다. 윌리엄 스타이런이 1979년에 발표한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전쟁이 개인에게 남긴 상처가 어떻게 개인을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소피는 유대인이 아니다. 소피의 부친은 폴란드인이면서 유대인을 혐오했고, 유대인을 죽이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소피의 부친 역시 나치가 폴란드의 지식인들을 처형하는 과정에서 살해됐다. 소피는 그런 아버지와, 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증오한다. 전쟁과 나치가 소피에게 남긴 가장 큰 상처는 자식을 잃은 것이다. 소피는 두 자식 중 한 명만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서 딸을 희생시킨다. 그 딸에 대한 죄책감이 평생 소피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목숨을 살렸던 아들 역시 이후의 생사를 모른 채 절망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악몽이자 지옥이었던 것이다.

영화의 백미는 무엇보다 소피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의 훌륭한 연기다. 메릴 스트립은 끔찍한 고통을 당한 비운의 여인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1982년작. 감독 알란 J. 파큘라. 원제 'Sophie's Choice'. 19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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