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한남동 압구정 지고 판교 용산공원 반포 뜨고
불황이 부동산시장의 부촌(富村) 지도를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의 집값은 떨어졌지만 교통 편의성, 신규 개발 등이 어우러진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시세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당신도시의 대표적인 부촌 아파트로 꼽히는 정자동 ‘파크뷰’(전용면적 182㎡)는 최근 6년간 가격이 32% 급락한 반면, 판교신도시 ‘백현마을1단지’(전용면적 266㎡)는 분양가(22억2,625만원) 대비 15억원이나 올랐다.
‘천당 밑 분당’이 지고 판교가 뜨면서 경기 용인시의 부동산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같은 기간 분당과 인접한 죽전동 아파트는 가격 하락률이 30%대에 달하는 반면, 판교와 가까운 신봉동 아파트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2016년) 등 서울 강남과 가깝다는 게 판교와 신봉동의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ㆍ현대차ㆍLG그룹 등 대기업 일가가 살아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아파트 시세는 부근 동자동(용산공원 일대)에 밀리고 있다. 예컨대 한남동의 대표 아파트인 ‘한남동하이페리온1차’는 5년간 8.4% 하락했으나, 동자동 ‘아스테리움서울’은 2,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용산공원 일대에 다국적기업, 각국 대사관 등이 자리잡으면서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에선 재건축이 답보 상태인 압구정이 지고 반포가 뜨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3차’는 3년간 34% 떨어진 반면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10% 이상 올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신흥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