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페스티벌 같은 과학축제, 머지 않아 가능할 것”
“모든 과학의 시작은 호기심입니다. 인류의 진보를 이끌었던 위대한 과학자들의 업적에서 보듯 과학에 대한 열정은 이윤창출과 눈앞의 문제해결 수단이 아닌 자연에 대한 궁극적 질문에서 비롯돼야 합니다.”
김명환(59)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은 20일 ‘과학의 궁극적 질문들, 과학의 본류를 생각하다’를 20주년을 맞은 자연과학 공개강연의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학장은 “청중들에게 자연과학 본연의 문제의식과 주제에 대한 매력을 전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강연에서 김 학장과 교수진이 대중의 관심만을 좇아 흥미, 유행 위주의 주제에 급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9년 간의 강연을 통해서 얻은 자신감 덕분이다.
김 학장은 “1998년 처음으로 수학 공개강연에 나섰을 때 청중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수학자의 길을 택한 신입생들이 첫 수업에서 보여주던 것과 같았다”며 “이번 강연에 나선 교수들 역시 그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 청중들에게 고도로 전문화된 현재의 과학계 과제를 설명해야 하는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학장은 ‘과학의 대중화’를 기치로 20년째 이어 온 공개강연에 대해 “선진국 기술의 모방을 넘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기초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일조해 기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원천기술, 즉 이윤에 도움이 되는 기술개발만이 기초과학의 목적으로 보는 듯한 사회적 흐름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학장은 “다양한 기초과학 분야의 발전 위에서 유용한 원천기술의 탄생도 가능한 것”이라며 “공개강연이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연구에 자유롭게 매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힘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10년 후 공개강연의 모습’에 대해 묻자 김 학장은 “1,500명이 아닌 1만5,000명이 운집한 록 페스티벌 같은 과학축제가 머지 않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끊임없는 관심과 이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학자들의 열정, 사회적 뒷받침이 그 전제”라며 “이번 강연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호기심과 열정을 소중히 잘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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