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금융회사들이 가장 우대하는 고객은 대기업이었다. 대기업이 성장하면서 금융회사의 수익도 크게 늘었으니 이 같은 우대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우대고객의 범위가 서민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000조원에 육박할 만큼 불어난 가계부채 때문에 서민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지 않고는 자칫 금융회사들도 큰 어려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다. 여기에 '고객 중심의 경영'이라는 경영철학이 합해지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경쟁적으로 서민지원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서민 지원활동은 '서민 맞춤 서비스'다. 이미 거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서민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영등포지점 내 서민금융상담창구를 개설한 데 이어, 13일 전국 주요 거점에 33개 금융고충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서민금융지원 상품을 소개하고, 사전채무조정, 대출전환, 신용회복 등을 안내한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서울 미아동에 '서민희망금융프라자'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개의 서민금융 전담 점포를 개설ㆍ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서민 상품인 새희망홀씨 신규대출 고객을 대상으로는 1대1 맞춤 신용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은 서민의 애로를 한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인 '희망금융플라자'를 18일부터 수도권 6개소, 지방 3개소 등 총 9개소를 잇따라 개설, 서민들의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하나금융의 계열사 외환은행도 지난해 강남역, 상계동, 신림역, 야탑역, 주안공단지점 등 5개의 거점점포에 서민금융전담창구를 신설했다.
NH농협은행도 전담 상담 창구인 'NH희망금융플라자'를 서울 도봉지점과 용두동지점에 개설하고 서민들의 고충 상담을 통해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예금금리는 우대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전환대출 상품도 늘어나는 등 금리지원도 크게 늘어났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초 대표서민상품인 '신(新)서민통장'을 출시, 최대 0.8%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 소년소녀가장과 기초생활수급자, 새터민, 결혼이민여성 등이 적금이나 예금에 가입하면 연 4%포인트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연 7.65%의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국민은행은 금리 10%대 신용대출상품인 'KB새희망홀씨 대출'을 통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크게 낮췄다. 또 'KB새희망홀씨' 대출자 중 정상상환 고객에게는 매 3개월마다 금리 0.2%포인트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7.0~13.0%인 대출금리를 최저 연 5.6~7.6%로 내려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0월부터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대출이자를 1.0%포인트 감면해줬으며, 'SHB가계부채 힐링프로그램'을 실시해 ▦금리인하 ▦분할상환 전환 ▦이자유예 등을 통해 703억원을 지원했다.
하나은행은 연 20% 이상의 고금리채무를 부담하는 대학생, 청년(20~29세)들에게 6%의 금리로 갈아타도록 하는 '청년대학생고금리전환대출'을 실시하고 있으며, 새희망홀씨 대출금리와 장기분할상환프로그램을 통한 성실 상환자 대출금리 각각 최대 2%포인트와 4%포인트 인하했다. 외환은행도 서민금융지원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가계대출의 최고금리를 4%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은행연합회 발표에서 사회공헌 1위 은행으로 꼽힌 농협은행은 1조원에 육박하는 서민금융대출을 저금리로 지원하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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