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정신ㆍ신체적으로 일반인들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국내외에 생존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60명(국내 54명, 국외 6명, 평균 연령 86세)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 여성에 비해 정신ㆍ신체적인 능력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비교대상 여성은, 2010년 보건복지부의 고령화패널조사 참여한 여성들로 평균연령은 82.6세였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주 동안 우울하거나 울적한 기분이 든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과 "현재 우울증 치료약을 복용하는가?"라는 질문에 40.7%가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일반 여성들은 9.2%만"그렇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인지기능에서 중증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즉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도 75.9%에 달했다. 일반인들의 48.8%에 비해 1.5배 정도 비중이 높았다.
또 목욕ㆍ샤워를 하는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3.7%로 일반인(13.3%)에 비해 4배 이상 높았다. 세면ㆍ양치질하기에 도움이 필요하고(42.6%)과 화장실 이용하기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답(37.0%)도 일반인에 비해 4.3배 이상 높았다. 약 챙겨먹기(55.6%), 청소ㆍ설겆이하기(64.8%) 등의 활동에서도 일반인에 비해 능력이 떨어졌다.
연구 책임자인 전기택 한국여성정책 연구원 연구위원은 "역사적인 상처가 크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정신적으로 취약하고 우울증을 앓거나 인지장애를 겪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고령이라 날로 건강이 악화되는 현상이 현저하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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