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저격수가 등을 보이고 앉은 팔레스타인 소년을 조준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비난을 사고 있다. 이전에도 이스라엘 군인들이 인종차별 및 인명경시 사진들을 잇따라 인터넷에 올려 비판을 받았지만 적절한 처벌이 없어 비슷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이스라엘 저격병 모르 오스트로브스키(20)가 저격용 총의 조준 십자선 안에 포착된 팔레스타인 소년의 모습을 사진 공유 사이트인 인스타그램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사진 속 장소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배경으로 포착된 첨탑 과 이슬람식 건물들을 볼 때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오스트로브스키의 행동은 이스라엘군의 가치와 배치된다"고 밝혔다. 오스트로브스키는 군 조사에서 "문제의 사진은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찾아서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렀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요르단강 서안지역 인명존중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스라엘 퇴역군인들의 모임인 브레이킹더사일런스의 한 회원은 단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것이 바로 점령의 모습이고 민간인을 통제하는 군의 진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는 뉴스사이트 일렉트로닉인티파다는 "인간성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의 생명경시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니심 아시스(22)라는 병사는 인스타그램 홈페이지에 "모든 아랍인들의 피는 맛있다"는 글과 함께 토마토 캐첩이 묻은 칼을 핥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다른 이스라엘 보병은 최근 수갑을 차고 눈을 가린 팔레스타인 수감자 옆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14일간 수감됐다. 몇 년 전에는 이스라엘 여군이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함께 음란한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다. 가디언은 "이런 사건들이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않고 종결된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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