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청와대 6개 수석비서관 인선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1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구축이 마무리됐다. 새 정부의 국정을 이끌고 갈 양 수레바퀴가 갖춰진 것이다.
박 당선인이 인선한 각료 18명, 청와대 참모진 12명 등 모두 30명의 면면은 새 정부 국정운영의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이자 박근혜 정부 5년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진다.
정치권과 관가의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인사와 30명 면면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함께 내놓으면서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우선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들 가운데 박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사가 없다"는 점을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를 겪어 본 여권 인사들은 "점잖긴 한데 윗사람에게 쓴소리를 할 성품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장관 후보자나 청와대 수석 내정자 가운데서도 "대통령님,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만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책임 총리ㆍ장관제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나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의 부처 장악력에 물음표를 달면서 "사실상 박 당선인의 직할 국정운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관가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ㆍ학교ㆍ성별 등에서 균형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호남 인사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등 모두 5명에 그쳐 '대탕평 인사'기대를 채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부산·경남(PK)출신은 정 총리 후보자와 허 비서실장 내정자를 비롯해 모두 7명이나 됐다. 성균관대 출신이 7명이나 되는데다, 핵심 요직을 차지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경기고(7명) 서울고(5명) 등 특정 고교 출신이 너무 많아 정부부처 내에 특정 학맥이 발호할 여지도 남겼다. 여성 인사는 조윤선 여성가족부ㆍ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으로 과거 어느 정부보다 적어'첫 여성대통령'을 무색하게 했다.
반면 박 당선인의 연고 인사가 적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전 자신의 연고인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을 다수 발탁해 비판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박 당선인이 나온 서강대 출신은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내정자 1명에 그쳤고, 대구·경북(TK)출신은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었다. 친박계 측근 기용도 소수에 그쳤다. 원조 친박계는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와 허 비서실장ㆍ이 정무수석 내정자 등 3명 정도이다.
해당 분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관 후보자 17명 가운데 9명은 해당 부처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답게 '쓴 사람을 쓴다'는 인선 스타일도 도드라졌다. 정 총리 후보자는 지난해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지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내정자 등 13명이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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