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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있던 욕실 향해 총 쏴…법원, 계획 살인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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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있던 욕실 향해 총 쏴…법원, 계획 살인에 무게

입력
2013.02.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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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인 리바 스틴캄프(29)를 계획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가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했을 당시 상황이 드러났다.

남아공 검찰은 19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법원에서 열린 피스토리우스 구속적부심 2차 공판에서 그 동안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집에서 의족을 신은 채 2층 욕실 문 앞으로 이동, 안에서 잠긴 욕실을 향해 권총 4발을 쐈다. 이중 3발이 스틴캄프의 머리 등에 맞았다.

피스토리우스는 곧바로 스틴캄프의 시신을 아래층 옮긴 후 친구에게 전화해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스토리우스가 욕실 안 사람을 강도로 오인한 것을 입증할 정보가 전혀 없다"며 "강도가 왜 욕실로 들어가 안에서 문을 잠그려 할지 알고 싶다"며 계획 살인에 무게를 실었다.

검찰은 피스토리우스 자택에 스틴캄프가 도착한 것은 사건 전날인 13일 오후이며, 집 안 침실에서는 여행용 가방과 화장용 가방이 발견됐고 타인의 침입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그러나 여자친구 살해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피스토리우스는 19일 구속적부심 재판에 참석해 자신이 화장실에 총격을 가할 당시 여자친구는 침대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면진술서를 통해 "화장실에서 소음이 들렸으나 자신이 의족을 착용하고 있지 않아 큰 위협을 느꼈다"며 "(침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스틴캄프에게 경찰에 연락하라고 소리친 뒤 총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켓 방망이로 화장실 문을 강제로 열고 화장실 안을 보고서야 사태가 파악됐다며 계획적 살인만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법원은 피스토리우스의 계획 살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피스토리우스의 혐의가 형사소송법의 부칙 5조가 아닌 제6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과실치사 등이 속하는 부칙 5조와 달리 계획 살인 등 6조에 해당하는 범죄 혐의자는 재판부가 극히 예외로 인정할 때만 보석이 가능하다.

법원은 이날 피스토리우스의 보석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않은 채 구속적부심 재판을 하루 연장했다. 영국 BBC 방송은 "법원의 판단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사건 발생 초반 피스토리우스에게 우호적이던 여론이 점차 싸늘해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스틴캄프의 장례식은 이날 남아공 남부 포트 엘리자베스의 한 화장장에서 친지와 친구들이 참여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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