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중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장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살린 대학생과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하고 자신은 숨진 의인이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건국대는 일어교육과 4학년이던 지난해 8월 봉사활동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고 김원중(당시 26세ㆍ왼쪽 사진)씨와 임학과 4학년이던 1992년 바다에 빠진 시민 3명을 구하다 숨진 고 안경준(당시 23세)씨에게 22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중순 경기 연천군이 초청한 일본인을 상대로 통역 봉사를 하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이튿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씨 부모는 고민 끝에 아들의 장기를 학교 병원에 기증했다. 아버지 김용철(58)씨는 “참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며 “장기 기증이 아들을 영원히 살리는 길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남긴 심장 간 신장 등 5개의 장기 덕분에 그 해 5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안씨는 92년 여름 고향인 경북 울진을 찾았다 낚시꾼 3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지자 이들을 구하다 탈진해 숨을 거뒀다. 그 후 동문들은 그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제를 매년 열어 오다 지난해 추모 20주기를 맞아 명예 학사학위 수여를 학교에 건의하고‘안경준 장학기금’ 300만원도 전달했다. 이런 동문들의 노력으로 안씨는 20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철학과 김성민 교수는 “두 사람의 값진 삶과 의로운 죽음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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