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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에게도 가족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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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에게도 가족이 보약

입력
2013.0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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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012~13 NH농협 V리그가 5라운드를 지나 마지막 6라운드를 향해 달려가면서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내기 위해 각 팀의 '해결사'인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 지고 있다. '용병 농사가 한 시즌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각 구단마다 용병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쿠바 특급' 레오 마르티네스(23)는 최근 들어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이유는 지난달 25일 헤어졌던 어머니 이네스 마르티네스를 3년 만에 만났기 때문이었다. 2009년 겨울 쿠바를 떠나 망명자 신분으로 해외 리그에서 뛰었던 레오는 그 동안 해외 여행이 금지됐던 쿠바의 사정 탓에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가끔 전화로만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 해외 여행 제한 조치가 풀린 소식을 들은 삼성화재는 항공비와 국내 체류 비용을 제공해 레오의 어머니를 한국으로 모셨고 올 시즌 끝날 때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감격적인 모자 상봉을 한 레오는 팀의 9연승을 이끌며 정규 시즌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레오는 지난 시즌 괴물로 불렸던 가빈 슈미트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올 시즌 득점 1위(740득점), 공격 종합 1위(58.59%), 오픈 1위(54.64%) 등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여자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2년 차 용병 알레시아 리귤릭(26)도 올 시즌 달라진 것이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알레시아는 지난해 영어를 사용하는 통역사와 함께하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통역사를 새롭게 뽑아 알레시아와 함께 하고 있다. 비록 작은 변화지만 알레시아는 의사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지난해와 달리 표정도 훨씬 밝아지고 동료들과 더욱 친밀한 교류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알레시아가 지난해만 해도 말수가 적었는데 올 시즌에는 확실히 말이 많아졌다.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와도 더 편해진 만큼 경기력도 향상했다"고 밝혔다. 알레시아도 오픈 1위(51.33%), 공격종합 2위(50.48%), 득점 2위(654득점)에 오르며 팀의 복덩이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현재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도 야나 마티아소브스카-아가에바(26)의 기를 살리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현대건설은 1월 중순 야나의 부모를 국내에 불러 쉬는 날에 파주 DMZ를 방문하거나 함께 난타 공연을 관람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가족의 방문으로 안정감을 찾은 야나는 4라운드 중반 이후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 밖에도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미차 가스파리니(29)의 부모도 18일 입국해 아들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면서 힘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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