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하던 세계 무기 판매액이 2년 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냉전 종식에 따른 군비 축소로 세계 무기 판매가 잠시 줄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십 수년 만에 무기 경쟁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100대 방산업체들의 2011년도 무기 판매액이 전년도보다 약 5%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업체의 2011년도 무기 판매액은 4,100억달러(443조원)로 전년도에 비해 무기 구입에 약 20억달러(2,200억원)를 덜 지출했다.
SIPRI는 “2009년 8%에 달했던 무기 판매 증가율이 이라크 철군과 함께 2010년에는 1%로 내려가면서 무기판매 감소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사실상 끝나고 리비아 제재가 추진되는 등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크게 줄었다.
SIPRI는 주요 무기 수입국가들의 경기침체도 판매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경기침체로 긴축을 하면서 방위비 지출을 줄이고 무기조달 프로그램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2,710억달러(293조원)였던 세계 무기 판매액은 2011년까지 10년간 51%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와 세계 무기판매 감소가 시작된 시기는 대략 일치한다.
SIPRI는 “주요국들이 긴축 과정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군비 축소를 우선할 수 있다”며 “무기판매 감소는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이 다음달 발동될 경우 가장 많이 삭감되는 예산도 국방비다. 미국은 2011년도 세계 무기 구입액에서 41% 차지한 최대 무기 구입 국가다. SIPRI는 또 주요 방산업체들이 사이버 안보분야 등 새로운 분야 진출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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