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 내면의 갈등이나 극적인 드라마 입니다. 저는 늘 그런 스토리를 찾아 다니고 있어요.”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 ‘플라이트’의 로버트 저메키스(62) 감독이 이 영화의 국내 개봉(28일)을 앞두고 18일 방한했다.
‘플라이트’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와 ‘포레스트 검프’로 유명한 그가 ‘캐스트 어웨이’ 이후 12년 만에 만든 실사 영화. 추락 직전의 여객기를 구해 영웅으로 떠오른 조종사가 비행 전 음주 등 감춰진 실수와 약점이 드러나면서 스스로 진실을 밝힐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이야기다.
저메키스 감독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플라이트’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조종사 경험이 있어서 더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인공이 비행기를 뒤집어서 착륙시키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는 “승무원의 관점에서 보여줘야 가장 사실적인 공포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그 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불법행위 사이의 딜레마를 다룬다. 그 가운데서 그는 “주인공이 얼마나 갈등하고 고통 받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의 일원으로 유명한 저메키스는 최근 10년여 간 실사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퍼포먼스 캡처(배우의 연기를 촬영한 뒤 애니메이션으로 바꾸는 방식) 기술을 활용한 ‘베오울프’와 ‘폴라 익스프레스’가 최근 작품들이다. 애니메이션에만 집중한 이유에 대해 “디지털 영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특별히 실사 영화(애니메이션의 반대 개념)를 만들 이유가 없었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더 스펙터클한 장면을 보여주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인턴기자(한양대 영문4년)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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