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으로 세상을 움직인 파워 커플에는 누가 있을까. 파워 커플들의 결혼생활은 모두 평탄했을까.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 현대사에서 활약한 세계 10대 파워 커플을 분야별로 선정해 발표했다.
가디언은 먼저 방사성 원소인 라듐을 발견해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함께 수상한 프랑스 출신 피에르 퀴리와 폴란드 태생 마리 퀴리 부부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세계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 마리는 1911년 노벨 화학상도 수상했다. 마리는 1906년 남편 사망 후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남편 강의를 이어 진행하다 1934년 사망했다.
퀴리 부부가 과학계의 한 세대를 풍미했다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현존 최고의 커플이다. 가디언은 “대통령 재임 당시 경제를 살리고 퇴임 후에도 최고 인기를 누리는 빌과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 영순위인 힐러리의 조합은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하다”며 “클린턴 부부가 조심해야 할 것은 건강 뿐”이라고 전했다.
20세기 대표 지성인 프랑스의 장 폴 사르트르와 페미니즘을 집대성한 시몬 드 보부아르 부부는 현대 사상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들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조건의 계약결혼을 해 당시 사회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1929년 사르트르의 제안으로 시작된 2년간의 계약결혼은 51년간 지속됐지만 이들은 세상을 등질 때까지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려 애썼다.
중국 혁명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과 그의 세 번째 부인 장칭(江靑)은 유일한 동양인 파워 커플이다. 장칭은 1960년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남편 주도로 진행된 문화대혁명의 선봉에서 주요 정책을 수행했다. 1976년 마오 사망 후 급진적인 정책을 수행했다는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4인방’ 중 하나인 그는 1991년 종신형으로 수감생활 중 자살했다. 가디언은 “사르트르 커플과 마오쩌둥 커플은 이성간 결합 중 사상적 결합이 가장 큰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영국 시인 테드 휴즈와 미국 시인 실비아 플래스 부부는 문학계에 빛나는 작품을 남겼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플래스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3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휴즈가 부인 사후에 미안함을 담아 만든 플래스의 작품집은 역설적으로 문학계의 최고 찬사를 받았다. 휴즈는 여생을 후회하다 1998년 세상을 떠났다.
영화 ‘슈퍼맨2’ 등에 출연한 남아공 출신 안토니 쉐와 영국 최고 예술인 양성기관인 런던 왕립예술원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영국 출신 그렉 도란은 유일한 동성 파워 커플이다.
이밖에 팝계와 영화계에서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팝스타 부부인 제이지와 비욘세, 스페인 영화배우 부부인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 부부, 23년의 나이차에도 사망 전까지 상대방의 예술세계를 존중한 멕시코 화가 부부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미국 유명 칼럼니스트인 해롤드 에반스와 뉴스위크 수석편집장인 티나 브라운 부부도 파워 커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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