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핵실험 강행 이후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북한이 15일에도 남한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제재를 추진할 경우 보복 타격을 가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위협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제재 강화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남조선 괴뢰 패당이 미국에 아부 추종하여 계속 제재 강화로 나간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 행위로서 선박 검색과 해상 봉쇄 등 각종 제재의 본거지들에 대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 타격을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신문은 또 '백두산불의 선언'이라는 제목의 '정론시'를 통해 "우리의 불 속엔 쌓아두고도 풀지 못한 백년 원한이 있고 천백배의 대가를 받아내야 할 피의 결산이 있다"며 "지구상에 살육의 핵무기가 있는 한 자위의 핵을 절대로 버리지 않으리"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광명성절로 제정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16일)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광명성절 축하 분위기를 한껏 띄워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밖으로는 항전 의지를 거듭 밝혀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를 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광명성절 보고대회에서 유엔 제재와 관련, "우리 존엄과 자주권을 유린하고 조선반도 평화 안정을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핵실험은) 평화적 위성 발사 권리를 침해한 미국의 적대 행위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4일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 10만여 명의 군인과 주민을 모아놓고 '제3차 지하 핵실험 성공을 축하하는 평양시 군민연환대회'를 열었고 지난달 24일에는 제18차 백두산상 중앙기관 일꾼 체육경기대회를 개막했다. 우표발행국도 지난해보다 1종 더 많은 4종의 광명성절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광명성절을 맞아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장성급 48명의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이는 작년 김정일 생일을 맞으며 승진한 장성급 인사(23명)의 배가 넘는 숫자다.
북한은 이와 함께 5월25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외국인들이 참가하는 골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밖으로는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지만 안으로는 외국인들을 초청하는 등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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