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이사로 낯선 생활 속에 던져진 사무엘은 새 집과 새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그러나 딱정벌레를 좋아하지만 곤충을 죽이고 싶지 않아 죽은 딱정벌레만 수집할 정도로 소심하고 겁이 많은 사무엘은 새로운 시작은 두렵지만 의미있는 첫 발이라는 것을 배우며 차츰 성장한다.
의 독일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의 세심한 글쓰기에 조성흠의 산뜻한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감수성을 더 자극하는 이 책은 사춘기에 도달하기 이전의 아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아직 생각이 여물지 않아 여러 감정들 속에서 혼란을 겪는 아이의 성장기다.
사무엘이 집 근처에서 딱정벌레를 발견하고 동네 친구를 사귀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새 생활에 적응할 무렵 아빠와 자주 다투던 엄마가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엄마는 결혼 때문에 포기한 대학을 다시 다니겠다고 선언한지만, 새로운 변화가 싫은 아빠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인생은 역시 고난의 연속이다.
무리한 비약 없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다.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 하는 아이들에게 마법처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다. 혼란에 빠져 있는 사무엘에게 주변에서 들려주는 헤르만 헤세의 시 '생의 계단'의 한 대목에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들어 있다.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단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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