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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중산층 견인… 경제의 북극성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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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중산층 견인… 경제의 북극성 될 것"

입력
2013.02.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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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13년 새해 국정연설은 '대결이냐 화해냐'가 최대 관심이었다.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인 만큼 이념과 당파로 갈라진 워싱턴 정치를 깨뜨릴 기회라는 기대도 높았다. 이를 감안한 듯 오바마는 12일 오후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함께' '초당적'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지향점은 달랐다. 그는 지난달 취임식에서 밝힌 진보적 어젠다를 정책으로 구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처럼 경제와 국내 현안에 집중된 연설에서 오바마는 먼저 최대 지지층인 중산층 살리기를 거론했다. 그는 "중산층을 견인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이끄는 북극성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웃소싱(외부발주) 대신 인소싱으로 일자리를 만든 사례로 캐터필러가 일본에서, 포드가 멕시코에서, 인텔이 중국에서 일자리를 되가져온 경우도 소개했다.

오바마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9달러로 인상하고, 남성보다 달러 당 23센트 적게 받는 여성의 급여구조를 바꾸고, 의회가 총기규제와 이민법 개혁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예산 삭감을 막기 위해 교육과 사회보장 예산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며, 교육 불평등의 확대를 막기 위해 보편적인 조기교육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젊은이와 빈곤층, 여성, 이민자 등 모두 친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를 위한 정책들이었다. 오바마는 또 사이버 보안 입법을 미적대고 있는 의회를 우회해 행정명령을 발동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기후변화 대책 역시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의회에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은 현재 6만6,000명에서 내년에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이날 국정연설에서 향후 4년의 정책방향을 읽으려는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당장의 초당적 행보가 국정수행에 도움이 되겠지만 내년 하반기로 다가온 중간선거를 생각하면 워싱턴 정치 분열의 책임을 공화당으로 몰아가는 게 유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오바마는 '사우스 코리아'를 2011년 국정연설에서는 7차례, 2012년에는 한차례 언급했으나 이번에는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이란에 대해 "지금은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이며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취득을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핵무기 추가 감축과 핵물질 확산 방지를 위해 러시아와 협상할 뜻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바마가 지난해보다 25분 짧은 약 60분간 연설하는 동안 수십 차례의 기립박수를 포함, 100번이 넘는 박수가 쏟아졌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를 섞어 앉아 함께 박수를 치는 모습으로 국정연설을 초당적 행사로 만들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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