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임기 내 무궁화대훈장을 받는다. 이 대통령은 그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훈장수여를 자신이 결정했다. 5년간 국가를 위해 봉직한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는 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상훈법에 따른 결정으로 역대 대통령 모두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본인이 본인에게 훈장을 주는 '셀프훈장'은 어색하다. 받는 당사자도 그렇고 국민이 보기에도 그렇다.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공적에 대해 치하 받는 의미로 받겠다"며 퇴임 직전으로 시기를 변경했다. 이 대통령도 그 전례를 따랐다.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훈장을 받거나, 임기 말에 스스로 훈장을 받는 것 모두 부적절해 보인다. 더구나 대개 임기 말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던 까닭에 훈장수여는 비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훈장을 받을 당시 한나라당은 "집안 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고, 이번에 이 대통령의 훈장수여에 민주당은 "염치나 체면을 내팽개쳤다"고 비난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신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5년간의 봉사에 대해 보답하는 차원에서 훈장을 준다면 이상할 게 없다. 이와 함께 제작비가 개당 4,800만원 대인 무궁화대훈장의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부부가 함께 받는 경우 1억 원에 달한다. 명예가 중요한 훈장을 보석으로 호화롭게 치장할 필요가 없다.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쓰는 게 훈장을 주는 취지에도 걸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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