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의 마음 고생 끝에 런던 올림픽 동메달 수상이 확정된 박종우(24ㆍ부산)가 새 출발을 다짐했다.
박종우는 지난해 8월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ㆍ4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2-0으로 승리한 후 관중석에서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의 종이를 들고 축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IOC 헌장을 위배했다고 판단, 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박종우는 12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징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동메달 수여가 확정됐다. 6개월간 짓누르던 마음의 짐을 내려 놓은 박종우는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동메달 획득의 기쁨을 6개월 만에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된 박종우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죄인 아닌 죄인으로 지내야 했다.'독도 세리머니'로 인해 박종우는 런던올림픽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금의환향'의 자리였던 해단식에서도 배제됐다.
박종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청문회에서 진심을 전달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지금은 동료들이 시상대에 올라가 받은 느낌과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후련한 속내를 밝혔다.
박종우는 런던올림픽에서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동메달 획득에 으뜸가는 공을 세웠지만 '독도 세리머니'의 여파로 혹독한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소속 팀에서는 한때 2군으로 내려갔고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메달 보류로 인한 불안한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박종우는 "시간이 길어지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숙할 수 있었다. 결코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라고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그러나 기다림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은 만큼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종우는 "올림픽을 다녀온 후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서 경기력이 미흡했다.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올해는 그간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좋은 경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종우는 "동메달이 어떤 방법과 경로로 전달될 지는 듣지 못했다. 스위스로 떠나기에 앞서 반드시 메달을 받겠다는 각오로 진열장의 한 가운데를 비워놨다. 동메달로 장식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박종우와 청문회에 함께 출석했던 제프리 존스 변호사는 "징계위원회가 의도적인 행위임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 준비를 많이 해서 쉽지 않았다. 다행히 예상했던 질문들이 모두 나와 성실하게 답변했고, 박종우의 진심을 표현한다는 전략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청문회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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