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물 한 방울로 LED 등 밝힌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물 한 방울로 LED 등 밝힌다'

입력
2013.02.12 16:00
0 0

'물을 눌러서 전기를 발전한다?'

부산대 물리학과 박혁규 교수팀(문종균 정재기 이동윤)은 미량의 물을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12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1g의 물을 가지고 6개의 LED 전등을 동시에 밝히는 데 성공, 이 원리를 세계 최고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12일자)에 '전기이중층의 역학적 변조를 이용한 전기 발전'이란 논문으로 발표했다.

물과 접하는 고체의 표면은 많은 경우에 특정한 전하를 띠고, 동시에 이 전하들과 반대의 극을 띤 이온전하들이 접촉하면 근처의 물 속에 분포하게 된다.

물과 접하는 고체 표면을 경계로 반대의 극을 띤 전하들이 마주보고 정렬된 모습이 축전기(콘덴서)와 비슷해 '전기이중층 축전기(Electrical Double Layer Capacitor)'라고 부르는 것이다.

만일 외부에서 힘을 가해 물과 고체 사이의 접촉 면적을 바꾸게 되면 축전기의 전기용량이 변하게 되고 전하의 분포가 변하면서 전류가 흐르게 된다.

박 교수팀은 이같이 물과 고체 사이에 형성된 전기이중층 축전기의 전기용량 변화에 의한 전류 유도를 이용해 역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물과 고체 사이의 접촉부분에 전하들이 층을 이루며 존재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진동이나 소음, 사람의 움직임, 공장의 폐열, 빛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은 채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기술(Energy Harvesting)'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길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 음악 콘서트장에 설치된 스피커, 가정에서 사용하는 믹서기 등 버려지는 역학적 에너지는 주위에 널려 있다.

이러한 역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이번 기술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을 이용한 에너지 수확기술로서 획기적인 발견이다.

또한 이 원리를 이용해 만든 장치를 신발 밑창, 움직이는 팔, 쉬지 않고 뛰는 심장, 근육 등 사람들의 몸에 부착하면 휴대용 전화기 같은 소형 전자장치에 계속해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미량의 물을 이용한 에너지 수확기술을 세계 최초로 이론적, 실험적으로 구현한 독자적 연구로서 순수한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