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에서 개인 사업을 하던 오모(60)씨는 지난해 충북 보은군 회인면에 터를 잡았다. 복잡한 도시생활을 접고 조용히 노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산중턱에 집도 마련했고 인근 밭에는 배나무도 심었다. 오씨는 "귀농할 곳을 찾다가 고즈넉한 보은 지역의 풍경이 맘에 들어 정착했다"며 "올해에는 인삼 농사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씨처럼 보은을 찾는 귀농인이 크게 늘고 있다.
12일 보은군에 따르면 작년 한해 보은에 정착한 귀농인은 423가구 63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의 64가구 153명에 비해 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지역별 귀농인 현황을 보면 보은읍이 148가구 22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마로면 50가구 75명, 내북면 44가구 64명, 회인면 41가구 47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귀농은 전 읍ㆍ면에 고루 분포하는 게 큰 특징이다. 산외면 29가구 48명, 수한면 29가구 44명, 장안면 22가구 35명, 탄부면 21가구 30명, 회남면 18가구 25명, 속리산면 11가구 24명, 삼승면 10가구 18명 등이다.
보은에 귀농인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보은군의 귀농귀촌 정책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2011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한계농지 747ha를 지정해 운영 중이다. 한계농지란 경사도 15도이상 되는 농지 중 2만㎡미만 규모에 대해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임대차 허용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행정적 지원을 해주는 토지를 말한다. 그 만큼 개발이나 농사짓기가 용이해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보은군은 또 정착자금(300~500만원), 농기계 구입자금(500만원)을 지원하고 군 자체 예산으로 생활자재 구입자금도 대주고 있다. 인구를 끌어들이기를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 전입 세대에 장려금을 주고 군정시책 안내서 등도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입지적 여건이 좋은 것도 귀농 희망자가 보은을 선호하는 이유중의 하나이다. 보은은 교통이 좋아 수도권과 1시간 30분대로 가까우면서도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청정지역임을 자랑한다. 대추, 사과, 한우 등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농특산물도 많다.
보은군 귀농귀촌계 김은숙 주무관은 "보은 전역이 교통이 편리하면서 풍광도 좋아 흙 냄새를 동경하는 귀농인에게 인기가 높은 것 같다"며 "늘어나는 귀농귀촌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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