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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리얼?… 논란의 정글 맞닥뜨린 '정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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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리얼?… 논란의 정글 맞닥뜨린 '정글의 법칙'

입력
2013.02.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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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방송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자신의 SNS에 "개뻥 프로그램.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잡아서 근처에 풀어 놓고 리액션의 영혼을 담는다?""여행 가고 싶은 나라 골라서 호텔에서 밤새 맥주를 1,000달러나 사서 마시고 이젠 아주 생맥주집에서 대놓고 밤마다 술 먹네!"란 글을 올리며 시작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글을 올린 당사자가 "감정적으로 과한 마음을 올린 것"이라며 뒤늦게 연거푸 사과를 했지만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조작 의혹과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사진 자료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정글의 법칙'에 보내는 의혹의 대부분은 방송에서 소개된 원시 부족이 사실은 문명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정글 경험들도 상당수가 일반인도 돈만 내면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코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문명화되지 않는 원시 부족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출연진의 안전을 위해 현지 전문가로부터 코스 선정에 도움을 받는다"며 "약 3주간 진행되는 해외 원정촬영 기간에는 출연진이 음식을 마음껏 먹고 쉬는 휴식기간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이 그간 보여준 내용을 놓고 볼 때 이런 해명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방송 내내 정글과 밀림, 혹한의 시베리아에서 야생 상태에서'생존'하기 위한 노력을 생생하게 그려냈고 고도의 리얼리티라고 홍보했다.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 시청자도 많았다. 시청자들이 사실과 위배되는 그간의 방송 내용을 샅샅이 찾아내며 배신감을 토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방송 제작의 관례나 환경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이제라도 제작진은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혼동을 주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과장된 연출 기법과 설명에서 벗어나 제작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야 한다. 리얼리티를 내세우려다가는 시청자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줄 뿐이다. 굶주림과 역경에 처한 출연진의 모습을 억지로 연출하지 않더라도 친숙한 연예인들이 미지의 문명과 생태계를 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도 충분히 감동을 전할 수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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