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4~7일 전국 성인남녀 1,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당선인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8%에 그쳤고'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9%였다. 1주일 전에 비해 긍정 평가는 4%포인트 줄어든 반면 부정 평가는 8%포인트 늘었다. '보통'이란 응답은 6%였고, 의견 유보는 17%였다.
2008년 2월 중순 지지율이 급락하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각각 53.4%(글로벌리서치 조사) 56.8%(중앙일보 조사)에 그친 것과 비교하더라도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더 낮다.
지난 5일 문화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박 당선인에 대한 긍정 평가가 61.1%로 나타났다. 1주일 전보다 긍정 평가(65.5%)가 4.4%포인트 하락했다. 두 조사의 지지율 차이가 적지 않은 것은 갤럽 조사가 '보통'이란 답변 항목이 들어간 5점 척도 질문지를 사용한 반면 코리아리서치 조사는 4점 척도를 썼기 때문이다. 조사 방식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1987년 대선 이후 역대 당선인 가운데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가장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심상치 않다"고 평가한다. 우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팽팽한 대선 맞대결 후유증이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대선 득표율(51.6%) 보다 낮아진 지지율은 대선 후유증만을 탓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지지율 하락의 첫째 요인으로는 인사 실패가 꼽힌다. '나 홀로'철통 보안 인사로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등의 인선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또 불통 이미지도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갤럽 조사에서도 부정적 평가의 요인으로 '인사 잘못'(50%) '국민 소통 미흡'(12%)을 지적한 의견이 많았다. 긍정적 평가의 요인으로는 '약속을 지킨다'(15%)를 꼽은 견해가 가장 많았다. '조용한 인수위'라는 기본 콘셉트는 나쁘지 않았으나 박 당선인이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기 출발부터 지지율이 떨어지면 국정운영과 개혁 추진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인사에서 논란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고, 각계 인사들과의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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