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아담하고 다루기 편한 소형차가 주도할 전망이다.
11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자동차는 배기량 1,000cc급 '모닝'이다. 모닝은 지난해 9만4,000여대가 팔려 43만대에 이르는 전체 내수 시장의 22%를 차지했다. 여기에 배기량이 같은 '레이' 까지 합치면 13만8,000여대가 팔렸다. 배기량 1,000cc급 소형차 2종이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이처럼 소형차가 인기를 끈 이유는 운전하기 쉽고 다양한 색상을 갖춘 예쁜 디자인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형차에 적용하던 안전ㆍ편의 사양까지 갖춰 '소형차는 불안하다'는 과거의 통념을 깨뜨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관계자는 "1인 가구와 여성 운전자들의 증가도 소형차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며 "운전 편의성과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소형차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싼타페'나 '투싼', '스포티지R'등 2,000cc 전후의 차량들이 주류를 이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분야까지 소형차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지엠은 1,400cc 가솔린 터보엔진을 갖춘 국내 최초의 소형 SUV '트랙스'를 20일 출시한다. 이미 양산에 들어간 트랙스는 하루 200여건의 사전계약이 이뤄지는 등 벌써부터 주목 받고 있다. 140마력, 최대 토크 20.4㎏ㆍm의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갖췄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캡처'를 올 하반기에 국내 출시한다. 다음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될 캡처는 1,600cc 디젤엔진과 2,000cc 가솔린엔진을 얹은 2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가 적지 않은 중대형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 자동차에도 소형차 경합이 예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중 절반이 넘는 52.4%가 배기량 2,000cc 이하의 소형차들이다. 이 바람에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서 철수한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소형차를 앞세워 한국에 다시 진출했다. 피아트는 이달 초 배기량 1,400cc급 소형차 '친퀘첸토'를 앞세워 16년 만에 국내 시장 복귀를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친퀘첸토는 동급의 인기 모델인 BMW '미니'와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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