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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네루다 시신 발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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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네루다 시신 발굴 이유는

입력
2013.02.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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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이자 칠레의 사회주의 정치가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의 암살 의혹을 수사 중인 칠레 사법부가 네루다의 시신 발굴을 명령했다.

파블로 네루다 재단은 수사 담당 판사인 마리오 카로사로부터 이 같은 결정을 통보 받았다며 "이번 발굴로 네루다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루다의 시신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쪽으로 120㎞ 떨어진 이슬라네그라에 묻혀 있다. 발굴 날짜는 3월에 결정될 예정이다.

10대부터 남미 전역에 명성을 떨친 시인이자 공산당 소속 의원 겸 외교관으로 활약했던 네루다는 1973년 절친한 친구였던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장군의 쿠데타로 축출돼 자살한 지 12일 만에 숨졌다. 고령에 전립선암을 앓던 그가 쿠데타로 인한 충격까지 받아 자연사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그가 멕시코 출국 직전 숨졌다는 점을 들어 군부가 후환을 없애려 제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잠잠했던 암살설은 네루다의 운전사 겸 비서였던 마누엘 아라야가 2011년 멕시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의혹을 제기하며 재점화됐다. 그는 "네루다가 암 치료차 입원한 산티아고의 병원에서 진통제 주사를 과다하게 맞고 숨졌다"며 "네루다가 멕시코로 건너가 피노체트 반대 운동의 구심점이 될 것을 우려한 군부가 암살을 사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사를 놓은 장본인으로 지목된 의사는 "주치의의 처방을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칠레 공산당은 의혹을 해소해 달라며 지난해 제소했다. 일부 법의학자들은 "독살됐더라도 매장된 지 40년이나 지난 시신에서 증거를 찾긴 힘들 것"이라며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법당국은 지난해 아옌데의 사인 규명 사건을 담당한 카로사 판사에게 이번 사건을 맡겼다. 카로사는 시신 발굴 등 수사를 통해 아옌데가 쿠데타 세력에 살해된 것이 아니라 자살했다고 결론지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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