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6)가 세계 여자 골프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조짐이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신기록 행진을 벌이며 '골프 여제'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디아 고는 10일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20만유로)에서 15세8개월17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유럽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6년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양희영이 세운 16세6개월8일의 기록을 10개월 가량 앞당긴 것이다.
그는 이미 지난해 14세9개월의 나이로 호주여자골프 뉴사우스 웨일스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2007년 일본남자프로골프 먼싱웨어오픈에서 우승한 이시카와 료(일본·당시 15세8개월)와 ANZ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양희영이 세운 세계 남녀 최연소 프로 대회 우승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이어서 8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마저 새로 썼다. 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하기는 43년 만이었다. 또 뉴질랜드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뉴질랜드인이 우승한 것도 리디아 고가 처음이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여자 오픈에서 우승해 영광"이라며 "역사를 만든다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데 이번에도 역사를 다시 쓴 것 같다"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아마추어 신분인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 1월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오픈, 8월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프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마추어 선수가 여자 유럽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1984년 질리안 스튜어트, 2006년 양희영 이후 처음이다.
세계랭킹 38위인 리디아 고는 이번 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어 4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에 나선다. 우승을 차지하면 톰 모리스 주니어(영국)가 1868년 브리시티오픈에서 작성한 메이저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7세)을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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