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해진 윤정수(28ㆍ현대삼호중공업)가 독주를 예고하고 있다.
윤정수는 지난해 천하장사 대회가 끝난 뒤 다이어트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150㎏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윤정수는 45일 내에 최소 15㎏을 감량해야 했다. 이로 인해 윤정수는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감량 전쟁에 나섰고,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식단조절에 성공하면서 몸이 날렵해졌다. 체중 감량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을 한 게 3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설날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포효했다.
윤정수는 11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13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급(150㎏ 이하) 장사결정전에서 박한샘(수원시청)을 3-1로 제압하고 황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윤정수는 통산 12번째 장사를 차지했고, 지난해 보은ㆍ 단오ㆍ천하장사 대회 정상 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4년 만에 천하장사에 복귀한 윤정수는 설날장사까지 휩쓸며 백두급 독주 체제를 갖췄다.
윤정수는 16강전에서 '복병' 이재혁(울산동구청)을 2-0으로 따돌리고 8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사실상 결승전'이라 할 수 있는 4강전에서 정경진(창원시청)을 2-1로 힘겹게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민속씨름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박한샘. 윤정수는 첫째 판에서 덧걸이에 넘어지며 기선을 제압 당했다. 하지만 그는 밭다리 공격을 되치기로 받아 치며 균형을 맞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셋째 판에도 되치기로 따낸 뒤 잡채기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윤정수는 "사실 체중 감량 때문에 힘들었다. 실전 훈련을 한 게 3주 밖에 안돼 걱정했지만 힘이 떨어지지 않아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몸무게를 감량하고 나니 파워가 확실히 떨어진 게 느껴진다. 하지만 날렵해져서 스피드가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살과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윤정수는 앞으로도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며 체중 관리를 할 예정이다. 목표를 올 시즌 전관왕으로 정한 만큼 피나는 노력도 계속된다. 그는 "아직까지 줄어든 체중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6개월간 더 유지해야 확실한 제 몸이 될 것 같다"며 "씨름 선수 출신이고 초ㆍ중ㆍ고 선배인 개인 트레이너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관리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몸을 더 잘 만들어 올해 전관왕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윤정수에게 아쉽게 패한 정경진은 장성복(동작구청)을 물리치고 2품을 차지했다.
한편 '모래판의 귀공자'로 모래판을 주름 잡았던 황규연은 이날 은퇴식을 갖고 27년간 정들었던 모래판을 떠났다.
전날 열린 한라장사 결정전에서는 이주용(수원시청)이 김보경(동작구청)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설날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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