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균열이 간 걸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이 '철통 보안'이지만 8일 정홍원 변호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는 과정에선 틈새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박 당선인의 주요 인선은 발표될 때까지도 누가 어느 보직에 임명됐는지 알기 어려웠다. 지난달 24일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지명 과정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 전 후보자가 발표 직전 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가 있었는데, 기자들은 아무도 그를 총리 후보자로 생각하지 못했다. 앞서 김 전 후보자를 총리 하마평에 올려놓은 언론도 거의 없었다. 김 전 후보자를 인수위원장에 앉힌 인선 때도 철통 보안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발표 시점인 오전 10시 이전에 정 후보자 지명 사실이 인수위에 퍼졌다. 정 총리 후보자가 발표 20여분 전 일부 취재진의 확인 전화에 지명 사실을 확인해 줬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김 전 후보자와 달리 상당수 언론에서 이미 총리 하마평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지난달 29일 김 전 후보자의 낙마 직후부터 한국일보 등 언론들은 '정 후보자가 새로운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이번 총리 인선 발표는 김 전 후보자 때와 달리 박 당선인이 직접 하지 않았다. 예우 차원에서 박 당선인이 직접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대신 발표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비공개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를 두 번 발표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날 오전 8시쯤까지만 해도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 폭발물 탐지견이 동원되고 경호인력이 검색대를 설치하면서 박 당선인이 직접 총리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검색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오전 9시가 넘어서면서 박 당선인이 직접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의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는 등 민생 행보를 했다. 박 당선인의 재래시장 방문은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이다. 박 당선인은 상인들의 건의 사항을 듣고 "말씀하신 것 잘 염두에 두겠다. 가시를 빼 드려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도 전통시장 부흥을 위해 지원을 확대해야겠지만 민간 대기업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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