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사건·수서비리 등 특수통 검사로 이름 날려민원인 후견인제 도입… 검찰 낮술 금지 등 내부 개혁에도 힘 쏟아노무현 정부때 법무장관 등 하마평에 오르기도새누리 공천위원장 맡으며 박근혜 당선인과 인연… 의원 25% 탈락시켜 강단있는 모습 보여
정홍원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는 30여년 간 검찰에 몸담으며 다수의 대형 사건을 처리한 특수부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법조계 인사들은 그에 대해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고 대인관계가 원만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개성이 강하지 않으면서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자는 1944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12남매 가정의 여섯째였던 그는 어릴 적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할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그의 중학교(경남중) 시절 고시 공부를 하던 셋째 형이 중도 포기하자 부친은 정 후보자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가사를 돌보게 했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던 그는 부친을 설득해 진주사범학교에 들어가 학업을 이어가게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는 이후 성균관대 법대에 진학함으로써 법조인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맞았다.
1972년 사법시험(14회)에 합격한 정 후보자는 검사가 된 뒤 1982년 이철희ㆍ장영자 부부 사기사건을 비롯해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 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 사건, 국회 노동위 돈봉투 사건 등을 처리하며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1991년 대검 중수부 3과장 시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했으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재직 시에는 '민원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 대검 감찰부장으로 근무하며 '검찰 낮술 금지'를 실시하는 내부 개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 법무연수원장 때인 2004년 5월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시 동기들과 함께 후배들을 위해 용퇴했다.
그는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내렸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의해 삼성 비자금 사건 특별검사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현정부에서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아 공단이 법률취약 계층을 위한 '친서민 법률복지기관'으로 자리 잡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법조인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새누리당의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당시 취임 일성으로 '쓴 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을 강조한 그는 현역 국회의원 하위 25%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컷오프 룰'을 헌법에 비유하며 예외 없이 적용시키는 강단을 보였다. 특히 그는 여당 내 친이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의 공천 문제를 놓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 등과 갈등을 빚었으나 컷오프 원칙을 강조하며 이 의원의 공천을 확정하는 등 비교적 잡음 없이 공천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해 8월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파문이 벌어졌을 때는 자진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최옥자(62)씨와 아들 우준(36)씨가 있다. 우준씨는 현재 검사로 재직 중이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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