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아 1,000명 중 2명꼴로 입술이나 입천장이 갈라지는 소아선천성 질병 구순구개열(언청이)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건강보험 보장에 제한이 커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6~2010년 출생 인구 1,000명당 구순구개열 환자 평균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남자는 1.95명, 여자는 2.20명으로 소아선천성 질병 중 가장 흔했다. 구체적 질환 별로 보면 윗입술이 갈라지는 구개열은 1,000명당 0.92명,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순열은 0.42명, 구순열을 동반한 구개열은 0.72명이었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성장시기에 맞춰 평균 5회 이상 수술을 받아야 안면부가 정상적으로 성장ㆍ발달할 수 있으나 현재 1차 수술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건보 적용 대상인 1차 수술(구순봉합술, 구개봉합술 등)은 진료비 100만~120만원 중 20만~30만원만 환자가 부담하면 되지만, 추가 수술을 받을 경우 총 진료비는 평균 340만원에 달한다.
부모들은 악안면교정술, 반흔제거술 등 2차 수술은 성장에 따라 안면변형을 교정하는 것이지만 성형보다는 '기능 개선'의 목적이 커 급여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 공주에 사는 환자 아버지 A씨는 "구강구조 때문에 발음이 부정확하고 아이가 학교에서 외계인이라고 놀림을 받는 등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수술"이라며 "보험 적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경우 정부 승인 치과에서 치과교정서비스, 구강악안면수술, 보철서비스까지 보험을 적용하고 있고 일본은 건강보험뿐 아니라 장애환자 자립지원제도를 통해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구순구개열 치료를 담당하는 성형외과ㆍ치과 관련 학회 관계자들은 기능개선과 미용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보험 적용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보험 적용 확대를 두고 환자단체와 의료전문가들의 견해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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