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 함정의 일본 기함 레이더 조준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방부가 레이더를 조준한 것은 일본이 먼저 중국 함정을 바짝 뒤쫓았기 때문이며 화공(火控ㆍ사격 통제) 레이더가 아니라 함재 레이더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국방부는 8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19일 오후 4시 중국 해군의 호위함 한 척이 동중국해 해역에서 일상 훈련을 하던 중 일본 자위대 소속 헬기 한 대가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발견하고 함재 레이더로 정상적 관찰과 경계를 했다"며 "화공 레이더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또 "지난달 30일 오전 9시 중국 해군 함정이 일상 훈련 임무를 수행하던 중 일본 구축함이 부근에서 근거리로 바짝 쫓아오며 감시하는 것을 발견하고 역시 함재 레이더로 정상적 관찰과 경계를 유지했을 뿐 화공 레이더를 사용하진 않았다"며 "중국 함정이 화공 레이더로 일본 기함을 조준했다는 일본의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최근 일본 기함들이 중국 기함들을 장시간 근거리에서 따라 붙으면서 감시하는데 이것이 중일간 공해상 안전 문제의 근원"이라며 "일본은 끊임없이 왜곡된 사실을 공표, 중국 군대의 정상적 전비 훈련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일본 고위 관료까지 '중국위협론'을 확산시키면서 국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며칠간 철저하게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라며 중국의 주장을 일축했고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일본 해상보안청이 함재 레이더와 사격용 레이더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낮지 않다"고 반박했다. 일본 정부는 8일 청용화(程永華) 주 일본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 중국을 압박했다. 교도통신은 미일 외교국방부서 심의관(부국장)급 당국자들이 7일 워싱턴에서 열린 협의에서 레이더 문제에 대해 정보와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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