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가 당초 계획보다 2조8,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민감한 관세, 부가가치세 등의 징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기업이 예상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면서 세입ㆍ세출이 균형 수준의 접근을 이뤘다는 평가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2년 국세수입 실적을 최종 집계한 결과, 지난해 거둬들인 국세는 203조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2011년 실적치(192조4,000억원) 대비 10조6,000억원 늘어난 것이지만, 2012년 예산안을 작성하며 기대했던 당초 예산(205조8,000억원)보다는 2조8,000억원 모자란 수치다. 국세 징수가 예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세수가 예산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악화한 경기여건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부 안팎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경기 침체로 부가가치세가 당초 예산보다 1조1,000억원 덜 걷히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세율 인하로 관세도 1조8,000억원 모자라는 등 징세 여건이 극히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것이다.
실제 농어촌특별세(예산 대비 1조7,000억원 부족), 개별소비세(7,000억원 부족), 증권거래세(5,000억원 부족) 등까지 포함하면 경기 민감 세목(稅目)에서 총 6조6,000억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으나, 자영업자와 기업 부문의 세수가 예산보다 많이 걷히면서 세수 감소를 최소화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종합소득세(9조9,000억원)는 예산보다 1조2,000억원이, 법인세(45조9,000억원)는 1조4,000억원이 추가로 징수됐다. 종합소득세와 법인세수 증가는 2011년 경제성장(경상성장률 5.4%)에 따른 수입 증가와 징세 당국의 독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세를 포함한 지난해 총세입은 282조4,000억원, 총세출은 274조8,000억원으로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은 7조6,09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7조7,577억원이 2013 회계연도로 이월되면서 1,48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비록 세계잉여금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절대 규모가 '제로(0)'에 가까워 균형수준의 접근을 이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