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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범, 경찰 지켜보고 있었다… 초동 수사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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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범, 경찰 지켜보고 있었다… 초동 수사 미흡

입력
2013.02.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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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백화점 폭파 협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혐박범을 지근거리에 두고도 검거하지 못해 경찰의 테러협박에 대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에 대해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추적 중이다.

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7일 오후 전주시 서신동 롯데백화점을 폭파시키겠다며 현금 4억5,000만원을 요구한 협박범은 약속장소 인근에서 돈을 갖고 나온 방송사 기자와 경찰의 동태를 모두 살펴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돈을 갖다 놓으라고 지시한 백화점 앞 마티즈 승용차의 운전자를 경찰이 검거하자, 협박범은 "왜 경찰을 데리고 나왔느냐. 너희랑은 이야기 못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경찰이 검거한 운전자는 퀵서비스 기사로 확인됐다.

협박범은 그 후 전주 세무서, 세무서 인근 병원, 전주역 등으로 약속장소를 바꿔가며 경찰을 따돌렸고, 오후 7시40분쯤 기자에게 "돈을 포기하겠다"는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협박범이 기자와 5시간에 걸쳐 6차례 통화하는 동안 휴대폰 위치를 추적했으나 검거에는 실패했다. 협박범은 전주 지리에 밝고, 통화에서도 전주 말투를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돈을 요구하기 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효자공원묘지 승용차 폭발 현장 인근 CCTV에 포착된 협박 용의자의 모습을 토대로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수배전단에 실린 용의자는 40~50대로 보이며 상하의 검은색 등산복 차림에 갈색 계열 가방을 메고 있다. 협박범은 오후 2시30분쯤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백화점에 폭발물을 설치했고, 믿지 않을 것 같으니 먼저 효자공원묘지로 가보라"고 제보했었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를 확보해 소유주 등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효자공원묘지 주차장에서 폭발한 모닝승용차에 대한 2차 감식 결과, 가스통이 뒷좌석에서 발견됐고 차량에서 기름냄새가 나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용의자가 차량에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파 전문가는 아닌 것같다"고 밝혔다.

또한 협박범이 사용한 휴대전화의 명의자가 서울에 사는 윤모(74)씨로 밝혀짐에 따라 윤씨 친인척 중 전주 인근 사는 인물도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위를 좁혀 2~3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며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용의자를 검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내 15개 경찰서에 수색 인력 880여명을 배치해 검문 검색을 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협박범이 요구했던 금액이 17억원이 아닌 '5만원권 10㎏'으로 약 4억5,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혼선은 통화품질이 좋지 않아 경찰이 '10㎏'을 '17억원'으로 잘못 들어 일어났다. 협박범은 들어서 옮길 수 있는 무게의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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