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벽두부터 경북 동해안에는 향토기업인 대아그룹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항에서는 하루라도 대아그룹 땅을 밟지 않고서는 다닐 수가 없다'는 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 연초부터 주력 계열사인 2개 상호저축은행의 불법대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가 하면 울릉 주민의 바람을 뒤로한 채 포항∼울릉간 여객선 교체 운항 방침을 철회하지 않은 탓이다.
대아고속해운과 경북일보, 울릉대아리조트 등 10여개 회사를 두고 있는 대아그룹의 대아ㆍ대원 저축은행 사무실과 대표이사ㆍ대주주의 자택이 압수수색되면서 조만간 수백억원대 불법대출 혐의의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벌써 사건 관련자가 2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불법대출은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중죄"라는 것이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는 이유다.
1만 울릉주민들도 대아 측에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아고속해운이 울릉∼포항 구간에 기존 정기여객선인 썬플라워호 대신 묵호∼울릉 구간에 운항 중인 썬플라워2호를 대체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현재 편도로 3시간30분 걸리는 썬플라워호 대신 5시간 걸리는 썬플라워2호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대통령직 인수위에 탄원서까지 냈는데도 대아 측은 묵묵부답이다.
설이 코앞이다. 제수비용에다 새뱃돈까지 주머니가 빠듯한 명절이 닥쳤는데도 일부 계열사 직원들은 임금체불에 허덕이고 있다. 바로 옆 동네 경주 최씨 집안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황씨 집안이 서민들의 고통에 눈을 감지는 않기 바란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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