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7일 김진태(61ㆍ사법연수원 14기) 대검 차장, 채동욱(54ㆍ14기) 서울고검장, 소병철(55ㆍ15기) 대구고검장 3명 후보자로 추천함에 따라 향후 누가 서초동 대검 청사를 접수하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진태 대검 차장은 잇단 검사 비리와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로 불거진 검찰 내분 상황을 검찰총장직무대행을 맡아 잘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등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채동욱 서울고검장은 야당 성향이라는 소문 때문에 최종 후보자 3명에 못 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합리적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대해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수사 등을 지휘했다.
소병철 대구고검장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기조실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주미 법무협력관 등 수사와 기획, 국제협력 분야를 두루 거쳤다는 것이 장점이다. 호남 출신이면서도 대구고검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이들 3명 중 1명을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이 대통령이 새 검찰총장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박근혜 당선인과의 갈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 때문에 사실상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차기 검찰총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간부 연소화 우려 때문에 사법연수원 선배인 김 차장과 채 고검장이 소 고검장에 비해 다소 유리하다는 예상이 많지만, 탕평과 지역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인 소 고검장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차장은 경남 진주 출신이고, 채 고검장은 서울 출신이면서 원적은 호남이며, 소 고검장은 전남 순천 출신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최종 후보자에 포함되지 않자 검찰 내부에서는 다소 놀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학의(57ㆍ14기) 대전고검장은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의 정통 엘리트로 정치권과 법조계 동문의 지지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추천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안창호(56ㆍ14기)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다크호스로 거론됐지만 고배를 마셨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지 4개월 만에 검찰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데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검찰 내부에서는 채 고검장과 소 고검장, 안 재판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였지만, 추천위원들이 안 재판관 추천을 강력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환균(56ㆍ14기) 법무연수원장과 최교일(51ㆍ15기) 서울중앙지검장, 김홍일(57ㆍ15기) 부산고검장, 길태기(56ㆍ15기) 법무부 차관 등 정치적 수사를 지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과 고려대 출신들은 모두 배제된 것도 이번 후보자 추천 결과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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