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뮤지컬전용극장이 국립 또는 시립 시설로 건립 추진된다.
대구시는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에 10대 지역공약사업 중 하나로 '대구공연문화도시 조성'안을 건의했다. 공연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대구를 공연진흥지구로 지정해달라는 것이다. 이 안에는 경북도청 이전지에 공연시설, 즉 뮤지컬전용극장을 건립하는 안이 세부적으로 제시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에 대해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기본방향은 국비로 추진하는 것을 최우선 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런 상황에서 시립극장 건립에 대한 거론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시립극장 건립에 대한 여론이 국비사업 선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립극장 건립은 국비사업 선정에 대한 결론이 어느 정도 가시화될 때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시의회는 시립뮤지컬극장 건립에 대해 적극적이다. 시의회는 시립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을 위한 용역비로 3,000만원을 책정, 이달 중 건립타당성과 위치선정 등에 대한 용역발주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초 시립극장 건립안은 이재녕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김범일 대구시장과 만나면서 이뤄졌다. 이 위원장은 "대구문화산업 발전과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은 필수"라며 "지금껏 추진해온 대형뮤지컬 위주의 대형극장이 아닌 1,000~1,200석 규모의 중규모 극장으로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김 시장도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용역비 책정이 이뤄졌다는 것이 이 위원장 설명이다.
그는 "시립극장 건립 추진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 일부 반대를 하고 있으나 지금껏 대구시가 민간투자방식으로 한 사업을 보면 건립 후 대부분 시 부담만 가중시키는 공룡으로 전락했다"며 "장기적으로 시립으로 짓는 것이 민자로 추진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시립뮤지컬극장은 200억~300억원의 예산으로 건립 가능하며, 운영비도 상시공연으로 기존 오페라하우스나 클래식전용관, 대구미술관 등의 20% 정도면 충분하다. 또 시민들이 1만~3만원으로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지역 문화계는 국립이던 시립이던 건립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반응이다. 지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성혁 예술기획성우 대표는 "대구시의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뮤지컬전용극장은 완전한 민자투자 방식 보다는 시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해나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뮤지컬전용극장은 오페라하우스 같은 화려한 외관 보다는 무대와 접근성이 중요하므로, 대구 중심가에 1,300석 규모로 300억원 정도만 들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2008년부터 민간사업으로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시가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주차장 부지 1만278㎡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420여억원을 들여 1,900석 규모의 극장을 지어 20년간 무상사용 후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었다. 시는 민간사업자인 ㈜대구뮤지컬센터로부터 해당사업을 제안받아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수차례 대구시의회로부터 인근 어린이회관과의 연계방안이 미흡하고 편의시설 면적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뮤지컬전용극장 내 편의시설 비율을 줄이고 주차장 면적을 늘리는 수정 계획을 제시, 2009년 10월 시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후 시는 최초 사업제안자인 대구뮤지컬센터를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연장 협상을 계속했지만 결국 결렬되면서 사업을 공식 철회했고, 민간사업자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에 나선 상태다. 이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는 지난해 7월 뮤지컬극장인 소향아트센터가 문을 열면서 뮤지컬도시 대구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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