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법원의 사정재판 결정에 불복한 피해 어민들의 민사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7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민사소송을 접수한 피해민은 모두 3만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송 제기 시한이 8일까지여서 전체 소송 제기 피해민은 최대 9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법원측은 내다봤다.
서산지원은 지난달 16일 사정재판에서 이번 사고로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금액 을 4,138억원으로 결정했다 또한 해양복원사업비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채권액 2,174억원, 방제비용 1,029억원 등 모두 7,34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어민들이 법원에 신청한 제한채권 규모는 12만7,483건, 금액으로는 4조2,271억원에 이른다. 이에 어민들은 사정재판 결정액이 주민들의 신청액에 크게 못 미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도 지난 5일 법원의 사정재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모두 6만3,000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국제기금은 사고 후 5년에 걸친 사정작업을 통해 5만7,14건, 1,824억원만을 피해금액으로 인정한 상태다. 국제기금은 이를 근거로 법원의 사정재판 결정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결정됐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기름유출 사고의 최종 피해금액 산정을 위한 국제기금과 피해주민 사이의 소송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위 연합회 문승일 사무국장은 "사정재판 결정액이 주민들의 신청액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주민들은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데도 가해자측 보험사의 성격을 가진 국제기금이 배상금 1,000여억원을 줄여보겠다며 소송을 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배상이 장기간 미뤄지면서 피해민 12만7,000여명 중 3,000여명이 이미 숨졌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국제기금의 소송 제기는 피해민들에게 끝까지 고통을 주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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