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작전 30% 이상 감소, 페르시아만 항모 1척 잠정 철수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다음달 1일 연방정부 예산이 자동삭감 되는 시쿼스터가 발생하면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중심(재균형) 전략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패네타는 5일 워싱턴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시쿼스터가 일어나면 태평양에서 해군 작전의 3분의 1이 축소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군사적 측면에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핵심을 해군력 증강에 맞추면서 태평양 배치 해군력을 현재의 50%에서 2020년까지 60%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패네타의 발언은 국방예산이 10년에 걸쳐 연간 최대 450억달러씩 자동삭감 되는 시쿼스터가 발생하면 오히려 아시아 배치 해군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패네타는 시쿼스터로 인해 공군과 육군의 훈련이 축소되고,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전투여단은 3분의 1만이 현재 수준의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네타는 예산삭감 우려에 따른 사전 조치로 페르시아만에 배치되는 항공모함을 2척에서 1척으로 축소하는 잠정조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재 페르시아만에서 작전 중인 항모 존 스테니스 외에 항모 해리 트루먼, 순양함 게티스버그를 추가 배치하려던 계획은 연기됐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기존 항모 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조치가 항모 배치의 연기임을 강조했다.
앞서 4일 오바마 대통령이 시쿼스터를 피하기 위해 예산삭감 시기를 몇 달 연기하자고 한 제안에 대해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백악관과 공화당이 예산삭감 규모를 놓고 이달 중 타협하지 않을 경우 시쿼스터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패네타는 이날 연설에서 2012년 마련된 21세기 국방전략의 5대 핵심 요소를 소개했다. 기동성과 유연성을 높인 군의 경량화, 태평양과 중동 지역 내 힘의 확대, 남미 아프리카 유럽 내 주둔 유지, 새로운 기술과 무인기 및 사이버에 대한 투자 등이다. 패네타는 또 “북한과 전쟁을 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미국이 두 개의 분쟁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두 개의 전선에서 한 적에게 대처하면서 다른 적은 궁극적으로 패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개의 전쟁에서 동시에 승리한다는 ‘2개의 전쟁 전략’을 폐기하고 채택한 ‘원 플러스 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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