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잠을 자는 곳, 가족의 보금자리, 투자의 대상 등 셀 수 없이 많은 대답이 존재할 수 있다. EBS가 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하는 '하나뿐인 지구'는 건축가 김경호 소장과 이현욱 소장을 만나 집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고,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마련한다.
경북 경산에는 '아삶공'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아름다운 삶의 공간'의 줄임말이다. 김경호 소장은 오래된 집들을 방문하다 이 곳에서 할머니 두 분이 말해주는 어릴 적 사연을 듣게 됐다. 모시 옷을 곱게 차려 입은 두 할머니에게 이 집 구석구석에서 뛰어 놀던 어린 시절 추억을 들은 김 소장은 이 집이 단순한 집이 아닌 마을 사람들의 추억으로 가득 찬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공간을 버려두어서는 안되겠다고 결심한 김 소장은 기존 지붕과 뼈대를 최대한 유지한 채 고가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다. 풀로 뒤덮이고 모기가 득실대던 폐가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 이곳에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용인 동백지구에 가면 이름도 독특한 '땅콩집'을 볼 수 있다. 겉껍질 안에 알이 두 개 들어 있는 땅콩처럼 한 필지에 집이 두 채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두 집은 마당을 공유한다. 국내에 땅콩집을 처음 들여온 이현욱 소장은 "아이들이 사는 집에는 마당과 계단, 다락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곳은 이 소장의 자녀들뿐 아니라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다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 소장의 건축 철학이 실현된 것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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