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을 겪었던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대통령이 처음으로 회동했다. 6월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앞둔 세르비아가 가입 전제조건인 코소보와의 화해를 위해 만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아티페트 자야가 코소보 대통령이 6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캐서린 애쉬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중재로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니콜리치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한 것보다 대화를 유지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코소보가 유엔의 승인을 얻지 못한 채 독립만을 고집하면 합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야가 대통령은 "반목과 갈등을 후손에게 물려줘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한다"며 이번 회동이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 EU 가입을 원하는 세르비아는 코소보가 참가하는 국제행사 불참 방침을 이미 폐기했으며 양국의 총리도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 회동했다. EU는 세르비아에 코소보 내전 당시 전범들을 모두 국제유고전범재판소로 넘기고 코소보와 화해할 것을 가입조건으로 제시했다.
걸림돌도 있다.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면 코소보 북부의 세르비아계 주민은 졸지에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게 된다. 세르비아는 현재 코소보에 행정기관을 설치해 세르비아계 주민의 행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양국은 1989년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98년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이 세르비아 경찰을 공격하면서 내전이 일어나 코소보 주민 50만명 이상이 학살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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