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답답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험만 거듭될 뿐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강희호'의 속 터지는 현주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0-4로 참패했다.
변명 거리가 없지는 않지만 부끄러운 결과다. 승패보다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경기였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후반기를 치르기 위한 모의고사 성격이 짙은 경기였지만 0-4 참패라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내용면에서 공격과 수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는 졸전이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더욱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의 후반기를 대비한 최종 모의고사에서 대패를 당했다는 점에서 '최강희호'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한국 축구의 지상 과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통과다. 한국은 4경기를 치른 가운데 2승1무1패(승점 7)로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3위, 4위가 승점 7점으로 바짝 뒤를 따르고 있다. 골 득실에서 앞서 2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 경기만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최강희호'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초반 기세가 좋았다. 1차전에서 카타르를 4-1, 2차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대파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A매치에서 승리한 지가 6개월이 넘었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10월 이란 원정에서 10명이 싸운 상대를 맞아 0-1로 졌다. 11월 안방에서 호주와 치른 평가전에서도 1-2로 패했다.
결과가 좋지 않은 가운데 내용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지난 6개월 동안 '최강희호'는 최적의 시스템을 찾기 위한 실험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모범 답안'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후반기의 전력 밑 그림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0-4로 참패한 크로아티아전에서 '희망'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다음달 26일 안방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5차전에서 가동할 '필승 라인업'은 여전히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 감독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이동국(전북)-박주영(셀타 비고) 투톱 조합은 크로아티아전후반전에 가동됐지만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격필살'의 모범 답안이 될 수 없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한 손흥민(함부르크)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극심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다.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정수(알사드)는 거듭된 실책성 플레이로 수비진의 구심점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났고, 최재수(수원) 신광훈(포항)이 선발 출전한 측면 수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은 지난 10월 이란전을 시작으로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3경기에서 단 한 골 밖에 넣지 못한 반면 7골이나 허용했다. 그야말로'총체적인 난국'이다. 전력 극대화를 목표로 한 실험은 거듭되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카타르와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이 불과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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