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지 않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한눈에 봐도 늠름하기 그지 없을뿐더러 단단한 금강송은 조선시대 왕실의 목재로 사용된 소나무를 일컫는 애칭이다. 목재의 집산지가 경북 봉화 춘양 지역이어서 '춘양목'으로도 불린다. 이 소나무의 본래 이름은 '황장목'이다. 황장목은 조선시대에는 엄격하게 벌목이 금지됐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며 벌목이 자행되고 6ㆍ25 전쟁을 거치며 지금은 백두대간의 일부와 경북 울진에서만 군락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KBS 1TV가 10일 방송하는 '천년 숲 울진 금강송의 비밀'은 200살이 넘긴 노송 8만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경북 울진 소광리를 찾아가 본다. 경북 울진의 금강산 군락지에는 조선 숙종 6년(1680)에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을 금지했던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를 어기고 소나무를 베면 곤장 100대의 중형이 내려질 만큼 예부터 나라에서 중하게 관리했다. 군락지에는 또 수명이 530년 된 일명 '오백년 소나무'로 불리는 보호수도 존재한다. 어른 둘이 팔을 벌려 껴안아도 남을 정도로 굵은 이 소나무 외에도 숲에는 수명이 500년을 넘긴 소나무가 4그루나 더 있다.
금강송이 산자락마다 가득한 이 숲은 1959년 육종림 지정에 이어 1982년 천연보호림, 2001년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출입을 제한한 덕분에 원시림의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주변 마을에는 또 화전을 일구고 송이버섯을 캐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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