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상변에서 백이 △로 다가왔을 때 흑이 바로 1로 붙여서 중앙으로 머리를 내미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다. 실전에서는 일단 ▲로 응수한 다음에 다시 1, 3으로 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흑이 한 박자 늦은 느낌이다. 백이 그 틈을 이용해 4, 6을 둘 수 있어서 수습이 훨씬 편해졌다.
9, 10을 교환한 다음 11로 씌운 것도 너무 느슨했다. 지금 당장 1, 3으로 나가 끊는 게 강력했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백이 먼저 16으로 건너붙이는 수를 두게 되자 오히려 흑이 곤란하게 됐다.
이후의 실전 진행이 다. 뒤늦게 흑이 3, 5로 차단했지만 백6으로 흑돌의 공배를 채운 게 좋은 응수다. 이후 7부터 11까지 피차 필연적인 수순을 거친 뒤 12로 꽉 잇고 나니 중앙 흑돌이 포도송이처럼 똘똘 뭉친 형태가 됐다. 이제는 흑이 백돌을 공격하기는커녕 자신의 안전을 먼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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