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직원들은 최근 매달 두 차례씩 헬리콥터를 타고 설악산 정상에 오릅니다. 이유는 LTE 때문입니다.
설악산은 높이가 해발 1,708㎙여서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한 중계기를 설치하기가 어렵습니다. 높이도 높이지만, 결정적으로 중계기에 공급할 전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그동안 설악산 정상에서 LTE 사용이 불가능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KT는 연간 386만명이 찾는 설악산에서 사람들이 LTE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다면 문제라고 보고 설악산 오르기를 10여 차례 거듭한 끝에 묘책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대청봉에서 가까운 중청 산장에 자가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안입니다. 이를 위해 KT는 설악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측을 설득해 지난해 말 경유로 작동하는 유류발전기를 중청봉에 놓는데 성공, 이동통신 3사중 유일하게 LTE 중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대신 매달 두 차례씩 헬기를 띄워 중청봉에 경유를 공수하고, 직원들도 날아가 설악산 대청봉 LTE 기지국의 장비들을 점검합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2대의 와이파이 접속장치까지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이제 설악산 대청봉에서도 LTE로 영화 등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등산로 안내 소프트웨어(앱)를 와이파이로 접속해 산에서 조난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길을 찾거나 수시로 일기 예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4일과 5일에도 KT는 헬기를 띄웠습니다. 비용 측면에서 보면 헬기와 유류 제공비 등이 설악산에서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통신비를 넘어섭니다. 그럼에도 KT가 설악산 꼭대기에 LTE 중계기를 둔 것은 고객 서비스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함입니다.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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