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에 대한 강행 수순을 밞음에 따라 어떤 형태의 핵실험을 실행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핵실험을 실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지금의 3차 핵실험의 형태와 결과에 따라 베일에 싸여 있던 북한 핵 기술의 진전 여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두 차례의 핵실험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플루토늄을 이용한 기폭 장치를 터뜨리는 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다. 두 차례 실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데다 2차 핵실험 후 3년9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전보다 한 단계 향상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에서다. 한 전문가는 "주민들에게 김정은 체제의 선전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 모험보다는 안전한 방법에 의한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4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변의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어 더 이상의 플루토늄 추출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다른 방법의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또 다른 핵 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이번 핵실험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3차 핵실험을 한다면 북핵 문제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단계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통한 고농축우라늄 양산이 2~3년 내에 가능해지면서 다량의 핵무기 생산 체제로 접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북한이 '핵무기'와 '운반수단'이라는 조합을 완성한다면 실질적 핵무장국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돼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융합 기술을 활용한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및 남쪽 갱도 세 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핵실험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과 남한의 새 정부 출범일인 25일 정도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김성환 외교부장관은 "북한이 1차 핵실험은 미국 콜럼버스데이인 10월9일, 2차 핵실험은 미국 현충일에 해당하는 5월25일에 한 점으로 미뤄 이번에도 미국 일정에 맞춰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12일과 미국 대통령의 날인 18일 등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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