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4일 임박한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일환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핵실험이 HEU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정도의 HEU를 갖고 있다고 보느냐"는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수소폭탄을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의 질문에 "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이미 2010년 농축시설을 공개했고 그것을 토대로 추산하면 어느 정도 추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오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에 고위 인사가 탔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방문한 이후 갱도 속에 깔린 레일 위를 이동하는 광차(광산에서 사용하는 화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도 식별됐다"고 전했다. 고위급 인사의 방문은 핵실험 준비 최종 점검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핵실험장으로 유력한 풍계리 갱도의 내부 구조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사진이 4일 처음 공개됐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핵실험장 수평 갱도의 구조 개념도를 보면 핵실험 폭파 장치가 설치된 갱도 끝부분이 낚시바늘처럼 꼬여 있고, 9개의 차단문과 1개의 출입문, 핵폭풍ㆍ잔해 격납 공간 3곳이 설치됐다.
북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압력도 외교, 군사 등 '투 트랙'으로 가해지고 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3일 밤 10분 가량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도발 행동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중대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포항과 울진 동쪽 공해상에서는 6일까지 이어지는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이 시작됐다. 미군에서는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6,900톤급)과 이지스 순양함 샤일로함(9,800톤급) 등이, 우리 군에서는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 등 수상ㆍ잠수함 10여척과 대잠초계기(P-3C), 대잠헬기(링스) 등이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