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를 완수했으니 몸이 떠난다."
박용성(73) 대한체육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불출마한다.
박 회장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에 읽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말하기를 '공수신퇴(功遂身退)'라 했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몸이 떠나는 것'이 맞는 말"이라면서 "나이도 있고 하여 이달 말에 있을 체육회장 자리에 출마하지 않고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 스포츠를 이끌어가는 3개의 축인 대한체육회장(KOC),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모두 역임하면서 체육인으로서 더 할 수 없는 영광을 누렸다"면서 "이제 원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체육계를 응원하겠다. 기회가 주어지고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온다면 지난 30여년 동안 발로 뛰며 쌓은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를 활용해 언제든지 대한민국 스포츠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을 대신해 차기 회장 선거에는 그의 최측근인 김정행(70) 대한유도회장 겸 용인대 총장이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 박상하(68) 국제정구연맹 회장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박용성 회장은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 유도 경기위원장과 대한유도회장을 맡으며 체육계에 발을 들였다. 2009년 체육회장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은 이 기간 한국선수단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각각 종합 5위에 오르는 데 일조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힘을 보탰다.
박 회장은 차기 선거에 출마해 연임을 노릴 것이 유력해 보였지만 건강상의 문제와 가족들의 반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둘러보던 그는 코뼈가 휘어 코피가 멈추지 않는 증상으로 지난 1일 중앙대병원에 입원한 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또 고령의 나이인 박 회장에 대해 가족들이 건강을 우려해 재출마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7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2일 대의원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한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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