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논술 글의 이상적인 구조는 '문제제기- 원인파악-해결책 제시'의 형태다. 이러한 논증 구조 속에서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설득력 있는 글이 된다. 특히 단순한 정보제공형 서술글이 아닌 해결책 제시형 주장글의 경우는 주장과 근거 사이의 연결성이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시대현실을 반영하는 주장글의 경우라면 더더욱 논리적 연결성에 주의하여야 한다.
먼저 평가 대상 글의 형식구조를 살펴보자. 학생 글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라는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해결책을 언급하고 있다. 외견상의 논리구조는 문제제기(1,2단락)-원인파악(3,4단락)-해결책제시(5,6,7,8,9단락)로 이루어져 있다.
글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①대규모 정전사태의 가능성이 여전히 문제되고 있다(1단락). 블랙아웃의 현실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2단락). ②근본적인 원인은 값싼 전기요금 때문이다(3단락). 또한 원자력발전소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4단락). ③전력안정성을 위해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전력수요예측이 정확히 이루어지는 것이다(5단락). 원전의 비리가 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다(6단락). ④결코 최선의 선택이 아니므로 정부는 무조건적인 원자력 사용증가를 자제하여야 한다(7단락). 또한 정부는 원자력발전소의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8단락). ⑤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참여다(9단락).
대상 글의 논리구조는, 주된 전개가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해결책인 것인지 아니면 원자력문제에 대한 관리 철저인지가 모호하다. 블랙아웃에 대한 원인파악을 하다가 원자력관리문제로 넘어가버리면 논리의 일관성이 약해진다. 물론 정전사태와 원자력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후자로 치우치게 되면(7, 8단락) 글의 초점이 흐트러진다. 전체구성에 대한 철저한 고민 없이 글을 쓰게 되면 글의 전개가 엉킨다.
좋은 논술 글을 쓰고자 한다면 얼개짜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글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하여 전체 얼개뿐만 아니라 세부 연결고리까지도 미리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러한 선행 작업이 없으면 글이 '튀어 오른다'.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듯이 주장과 근거가 제시되어야 읽은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사회문제에 대한 원인파악을 수요자와 공급자로 나누어 접근하였다면 해결책 역시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하여야 논리구조가 설득력이 있다. 만일 원인을 의식문제-제도결함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같은 방법으로 의식전환-제도개선이라는 해결책을 보여야 한다.
단락을 나누는 이유는 단락마다 중심화제가 달라지기에 논리적인 표현의 차별성을 두는 것이다. 3단락에서는 원인 전기요금 때문이니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같은 단락 내에서 문제와 해결책을 한꺼번에 제시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후 단락들에서도 당연히 같은 구조로 '단락 내 문제제기와 해결책'이라는 구조를 택했어야 한다. 5~6단락에서는 원인을 다루고 7~9단락에서 다시 해결책을 언급하는 형태로 글을 구성하면 논리표현측면에서 일관성이 부족하다.
학생 글의 표현을 살펴보자. 5단락에서 '가장 좋은 해결방안'을 언급했다. 가장 좋다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미리 여러 해결방안이 언급되어야 가능하다. 전력안정을 위한 다른 해결방안에 대한 언급 없이 '가장 좋은' 해결책을 논할 수는 없다. 8단락에서 '원자력발전소의 관리를 보다 강화하여야 한다'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상술이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락 내에서 발전소의 관리와 국민의 절전을 같이 언급할게 아니라 원자력문제는 7단락에서, 국민들의 의식문제는 9단락에서 나누어 주장하였어야 한다. 메가로스쿨 논증ㆍ논술강사 www.mega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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