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20만달러)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2011년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나온 것이다.
미켈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 TPC(파71ㆍ7,21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256타를 기록한 미켈슨은 2위 브랜트 스니데커(미국ㆍ24언더파 260타)를 4타 차로 따돌렸다. 미켈슨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10시즌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현역 선수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또 미켈슨은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종전 22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었다. 세계 랭킹 톱10 진입은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애리조나 출신인 미켈슨은 '약속의 땅'에서 PGA 투어 통산 41승(메이저 4승)을 사냥했다. 우승 상금 109만8,000달러(약 12억원)를 받았다.
하지만 미켈슨은 홈 팬들의 응원 덕분에 지난 해 2월 AT&T 내셔널 프로암 이후 1년 만에 정상에 올랐지만 눈 앞에 보였던 대기록을 모두 놓쳐 아쉬움을 샀다.
올 6월에 만 43세가 되는 미켈슨은 1라운드에서 '꿈의 타수' 59타에 1타 모자라는 60타를 쳤다. 1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시도한 7.5m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온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지금까지 PGA 투어 공식 대회에서 한 라운드에 59타를 기록한 선수는 1977년 멤피스 클래식의 알 가이버거를 시작으로 칩 벡(1991년), 데이비드 듀발(1999년), 폴 고이도스, 스튜어트 애플비(이상 2010년) 등 다섯 명뿐이다.
59타를 아쉽게 놓친 미켈슨은 2라운드에서도 PGA 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기회를 놓쳤다. 2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른 미켈슨은 18번홀에서 파만 했다면 36홀 합계 123타를 적어내 PGA 투어 36홀 최소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파를 잡기 위해 드라이버가 아닌 페어웨이 우드로 18번홀을 공략했지만 티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1,2라운드 합계 125타로 팻 페레즈(2009년 봅호프 클래식)와 함께 PGA 투어 36홀 최소타 타이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에서도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은 미켈슨은 54홀 최소타 2위에 해당하는 24언더파 189타를 쳤다. 이 부문 기록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2010년 존디어 클래식에서 세운 25언더파 188타다.
미켈슨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64타나 그 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면 PGA 투어 사상 72홀 최소타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3년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254타)에 2타가 모자랐다. 미켈슨이 이 대회에서 기록한 256타는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스코어다.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긴장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샷에만 집중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재미동포 제임스 한(32)은 공동 16위(14언더파 270타), '탱크'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공동 36위(11언더파 273타)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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