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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장치 중심 달팽이관 형태… 핵폭풍·잔해 밖으로 못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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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장치 중심 달팽이관 형태… 핵폭풍·잔해 밖으로 못나가게

입력
2013.02.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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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4일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200m)의 핵실험용 수평 갱도에는 핵폭발 충격 흡수와 방사능 물질 차단을 위한 다단계 장치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당시 방사능 핵종이 탐지되지 않은 것이 이러한 구조 때문으로 여겨진다.

만탑산의 화강암 지대를 수평으로 뚫고 들어간 갱도는 핵실험 폭파 장치가 위치한 끝부분이 낚시 바늘처럼 휘어져 있다. 또 출입구를 향해 길게 이어지는 통로도 지그재그로 꺾여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폭풍과 잔해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며 "충격을 흡수해 함몰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갱도 길이는 수백m, 폭과 높이는 2~3m로 추정됐다.

갱도 통로 9곳에는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차단문이 설치됐다. 9개 차단문 중 핵폭발이 이뤄지는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1번 문은 3중의 고강도 강철 소재일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미닫이 방식으로 개폐되는 차단문은 핵실험이 이뤄지기 직전 핵폭발 지점에서 가까운 1번 문부터 차례로 닫히는데 9번 문까지 폐쇄되면 핵실험 준비가 완료됐다는 뜻이다. 군 관계자는 "문과 문 사이는 토사 또는 돌덩이로 메워져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3곳의 핵폭풍ㆍ잔해 격납 공간은 갱도의 방향이 꺾이는 4, 5번 차단문 뒤와 9번 차단문 앞에 있다. 핵폭발로 발생한 가스와 잔해가 몰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다른 나라는 핵실험을 할 때 통상 수직 갱도를 이용하지만 북한은 산악 지형을 이용해 수평 갱도를 판다"며 "달팽이관 형태의 수평 갱도 설계는 북한 고유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선 갱도에서 실시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당시에는 폭발력이 1킬로톤 안팎에 불과한 데도 제논과 크립톤 등 방사능 핵종 물질이 대기 중 유출된 반면 갱도가 달팽이관처럼 설계된 2차 핵실험 때는 위력이 2~6킬로톤이었지만 방사능 핵종이 탐지되지 않았다. "3차 때도 2차 때 구조가 적용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다만 "핵실험을 하면 화강암이 녹으며 육안으로는 식별이 안 돼도 갱도가 다소 붕괴하기 때문에, 아무리 견고하게 갱도를 설계해도 충격을 완전히 흡수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2010년 9월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선전용 극 영화 '내가 본 나라'에 등장하는 개념도 화면을 입수, 미국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팀에게 확인한 갱도 입구와 차단문, 핵폭풍ㆍ잔해 격납 공간 등의 위치를 표시해 자료를 공개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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